원/달러 연말 환율은 1,439원으로 마감하며 단기적 조정을 보였으나, 연평균은 1,422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연준 금리인하 기대에도 구조적 수급 불균형과 한미 잠재성장률 격차로 인해 1,400원대 고환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흐름으로 해석됩니다.

연말 마감 환율 1,439원, 연평균은 역대 최고치 기록
2025년 마지막 거래일, 달러/원 환율은 1,439원에 마감하며 연말 기준으로는 지난 2024년에 기록했던 1,472원 대비 33.5원 하락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일시적으로는 하락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연평균 환율을 보면 1,422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수급 불균형이 연중 지속되었음을 반영하는 결과이며, 단순한 연말 마감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전일 환율은 달러 강세에 소폭 상승 개장한 이후 결제 수요 유입 등으로 점진적인 상방 흐름을 보였으며,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까지 더해지며 달러 수요가 증가해 1,440원에 근접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종가 관리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면서 상단은 제한됐고, 결국 9.2원 하락한 1,439원에 정규장이 마감됐습니다. 이후 야간장에서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환율이 1,440원을 일시적으로 상회했으나, 다시 일부 상승분을 반납하며 1,439.5원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역외 NDF 시장에서도 환율은 0.35원 하락한 1,437.1원에 최종 호가되었습니다.
2025년 전체를 돌아보면 외환당국의 강한 개입과 국민연금의 환헤지 재개가 연말 환율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했지만, 연중을 관통한 구조적 수급 불균형은 고환율 기조를 유지하는 핵심 요인이었습니다.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 국내외 금리 차, 원화 약세에 따른 외화 자산 선호 현상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평균적으로 높은 환율 수준이 지속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변화로, 내년에도 1,400원대 고환율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 속 미온적 반응, FOMC 의사록과 글로벌 환율 흐름
전일 미국 달러화는 연말을 맞아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에서도 기술적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세를 보였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지수는 0.22% 상승한 98.25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에 뚜렷한 재료가 부재한 상황에서 나타난 흐름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주목받았던 FOMC 의사록은 예상된 내용에 그쳐 시장의 실질적인 반응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의사록 내용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경우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였고, 일부는 금리 동결 기조 유지를 주장하며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현재 시장은 내년 3월부터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FedWatch에 따르면 1월 금리 인하 확률은 14.9%, 3월 인하는 53.1%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달러 약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케 하지만, 현재의 달러 강세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미국 경제의 상대적 회복력과 자산 수익률 매력 때문입니다.
한편, 미국의 시카고 PMI는 전월 대비 7.2포인트 상승한 43.5포인트를 기록하며 개선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50을 하회해 업황 위축 국면에 머무르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역외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지며 2024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이는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와 수출 확대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글로벌 통화 흐름 속에서 원화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강세 전환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입니다.
고점은 낮아졌지만 높아진 기준선, 1,400원대 고환율의 구조적 배경
2025년의 고환율 흐름을 마무리하며 환율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절대 수준에서는 과거에 비해 높은 위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한때 1,480원을 넘나들던 고점 대비 조정이 이루어졌음에도, 연말 기준 1,439원이라는 수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1997년 외환위기와 2024년 글로벌 긴축기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연말 환율 기록입니다.
기술적으로는 급격한 상승 이후 조정 구간에 진입하며 당국의 개입도 더해져 상단이 제약되고 있으나, 이를 원화의 추세적 강세로 보기엔 이릅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양적긴축(QT) 종료, 차기 연준 의장 지명 등은 달러 약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한미 금리 역전 구조는 여전히 지속 중이며,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와 같은 구조적 달러 수요는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이 같은 상황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한국과 미국 간의 잠재성장률 격차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구 유입과 AI 기반의 생산성 향상 기대 등으로 중장기 성장 전망이 긍정적인 반면, 한국은 인구 감소와 성장 잠재력 약화로 인해 상대적 열세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자본의 유입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며, 결과적으로 달러 수요는 미국 중심으로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구조적 요인이 변하지 않는 이상 1,400원대 고환율 구간은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시장에서도 이제는 1,480원이 ‘고점’이었던 시기보다 1,400원대를 ‘기준’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환율 정책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